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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와 레벨.

Weird Fishes : 2008/08/07 02:16
언젠가 친구가 학교를 꼭 다녀야 하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친구는 고등학교를 자퇴한 뒤 자신 나름대로의 일을 하면서 돈을 벌었고, 군 복무도 마치고 다시 갖 사회인이 되었을 즈음이였다. 굳이 학교에 시간을 소비하지 않아도 검정고시를 치고 바로 자격을 얻는 방법도 있는데 꼭 긴 시간을 학교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가 뭐냐고 묻긴 했지만 그 말 속에는 분명 학교 졸업이라는 간판이 없는 사람들에게 따라다니는 꼬리표 같은 것을 겨냥한 듯한 뉘앙스가 있었다. 사람들은 저 마다 다른 신호를 보낸다. 하다못해 남녀사이에도 서로에 대한 호감을 비출때 그것을 나타내는 묘한 신호를 우리는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건 그 신호를 수신하는데 있어서 올바르게 받아 들이고 있는것인지 파악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신호는 정확하지 않으며 일방적인 수신이였다는 것을 깨달았을때 그것은 오해가 된다. 다른 분야에서, '안타깝게도(?)' 졸업장은 취업이라는 엄청난 도전에서 내가 누구인지, 내가 가진 능력은 무엇인지...면접관들에게 나를 알려주는 정확한 신호를 보낸다. 어떤 사람이 타인을 두고 쉽게 평가하며 논할수 있을까. 가족이나 친구가 아닌이상, 심지어 자기 자신 조차도 쉽게 안다고 말할수 없을 것이다. 물론 어느정도의 리스크는 있겠지만 수년간의 관계가 아닌 짧은 시간에 모두가 강력하고 정확한 신호를 보낼수 있길 바라며 그렇게 노력했을 것이다. 비관적이라거나 구시대적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현실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것이라 장담한다. 하지만 친구가 학교의 불필요성을 말하는것이나 그 속의 뉘앙스와는 반대로 검정고시와 자격을 논하는것 자체가 이미 모순이였다. 결국 친구 자신도 면접관은 아닐지라도 주변 사람들에게 어느정도의 신호를 보낼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한 구석에 있는지도 모른다. 자기 스스로에게나.. 뭐 어쨋든 모든 가능성과 경우의 수를 자신의 상황에만 대입해서 일반화 시키는것 자체가 큰 오류겠지만...학교에 안주할 만큼의 수준을 뛰어 넘어서 먼저 벗어나는 사람도 있겠고 , 검정고시를 치른다고 해도 친구들과 학교 생활을 남기지 못한게 평생의 한이 되어서 가슴에 깊이 남은 사람도 있겠지.

가끔씩 묘한 관점의 직위나 계급에 대해 자격지심을 가지게 될때가 있다. 그 깊이는 가장 큰 두가지인, 어쩌면 다른 건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학벌의 차이나 부의 정도에 비례 한다고 할 수 있다. 이정도면 다른건 없을만 하지 않나? 만난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서스럼없이 지내던 친구가 자신과는 다른 소위 있는집 아들인것을 알았을때 이전 처럼 가까이 지내기 힘들었다고 한다. 그러면 안되는 줄 알지만 사람의 마음이란게 그렇지가 않다고 하면서 그 친구가 나쁘다거나, 잘못되었다는것이 아니라 논다는것 생활 방식 자체가 그 친구의 레벨과 같아져야 할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예를 들어 술을 산다고 하면 어쨋든 얻어 먹은것 만큼 자신도 사야한다는 생각이 박혀 있다라거나) 정말 허물없는 사이였다면 그런 생각을 하면서 친구를 멀리하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지만 마인트 컨트롤은 다크아칸의 그것 처럼 쉬운 한방이 아니다. 이성의 관계일땐 좀 더 씁쓸하다. 솔직한게 좋다지만 쉽게 대놓고 물어볼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분석이 가능한 신호의 감지는 쉽지 않다. 마치 저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그것이 정확하다고 할수도 없고 긴가민가 할때 처럼. 좋아한다고 생각해서 들뜬 마음에 고백하는 것도 모험이고, 그렇다고 오해라고 생각해 무시하는 것도 모험이다. 사람에게 신호를 보내고, 식별할 수 있는 기계적인 기능이 없음을 탓해야 할까. 아니면 대화하지 않고 편함만을 바라는 안일함을 탓해야 할까.

아버지가 정략 결혼 상대로 약속해 놓은 서울의 모여대생에게 완전 무시당한 친구나, 정말 잘 되었으면 좋았을 그녀에게 관심을 끊어야 했던 나의 경우를 더하기엔 무리인것 같다~! 피곤함에 눈이 저절로 감긴다. 휴식을 취하려고 하는 머리를 애써 말리면서 써내려온 것이 잘 한 짓인지 모르겠다. 관계에 있어 더 나은건 불확실한 신호 따위보다 대화가 필요하다는 거였는데 그냥 이렇게 끝..쉽게 말하고 대화할수 있으면 그것만큼 좋은게 어디 있겠냐만 그것이 가장 힘든 것이다. 어쨋든 주된 이야기는 며칠전 친구와 맥주한잔 하면서 오간 '몹쓸 주제'들이며 레벨은 고사하고 나의 신호는 너무나 미약해서 수신이나 될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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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ei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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